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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5 23:53
체호프 희곡선
목록은「갈매기」「바냐삼촌」「세 자매」「벚나무 동산」네 편.
하도 지루하고 재미도 없고 집중도 안 돼서 첫 번째 목록「갈매기」만 읽고 반납해버릴테다! 결심 아닌 결심을 곱씹고 또 곱씹었다. 그리하여「갈매기」의 마지막 페이지를 간신히 넘기고 미련없이 도서관에 반납했으나 며칠 뒤 책을 다시 대출하고 만 아이러니. '고전의 힘'을 잊고 있었다.
단어 하나, 한 줄 문장, 완결성을 갖춘 이야기에 담긴 작가의 힘은 이렇듯 은근하고 묵직하다.
첫 번째 대출 때 '지루해, 졸려, 도대체 이유가 뭐야...' 짜증내고 투덜댔더니 M군이 '형식의 문제'라고 했다.
그에 나는 '형식이 아니라 내용의 문제'라고 반박했다. 나는 희곡이 익숙하고, 재미있게 읽은 희곡도 있으며, 좋아하는 희곡작가도 있다고 열렬하게 덧붙였다. 그리고, 지금은 역시 '형식의 문제'인가 한다. 더 분명하게는 '체호프 희곡의 형식의 문제'다. 체호프의 희곡은 독자를 위한 게 아니라 무대와 연기자를 위한 것이고 그러므로 독자에겐 매우 불친절한 텍스트라는 게 현재의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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