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창고형마트에서 판촉으로 나눠주는 걸 받아온 베지코 클렌징 오일이에요.
샘플을 네 개 받았는데 어제 저녁에 무심코 하나 뜯어서 썼다가 올레! 했습니다. (더 받아올 것을...ㅠㅠ)
제가 써 본 클렌징오일 중에 단연 최고예요. 그러니까 2위가 없는 1위라고나 할까...
'클렌징오일+폼+보습' 기능이라는데, 일단 여느 오일과 다르게 성상이 흘러내리지 않아요. 알로에겔 같은 성상인데 얼굴에 고루 펴바르려고 애(!)쓰다 보면 클렌징 로션을 바른 것처럼 우윳빛으로 바뀝니다. 이후 물을 묻힌 손으로 문질문질(이 대목에선 여느 클렌징오일과 같아요), 마지막으로 물로 씻어내면 됩니다. 세안 과정이나 후에도 얼굴이 미끌거리지 않고 촉촉해요. → 허어;;; 이 광고같은 문구는 뭘까요;;;
참고로 제가 지금껏 썼던 클렌징 오일은 슈에무라, SK2, DHC, 아모레퍼시픽, 설화수고요. 이 중 별로였던 건 DHC, 나머지는 그냥 저냥 싫지도 좋지도 않았어요. 그리고 넘사벽에 베지코를 놓습니다.
하지만 최근 클렌징과 마스크 제품에 꽂혀 산처럼 쌓아둔 덕에 좋은 걸 알면서도 못 사는 반전...ㅠㅠ
블로거 화장품 품평을 보면 기적같은 제품이 참 많기도 하더구만 행인지 불행인지 전 화장품을 쓰면서 딱히 드라마틱한 느낌을 받은 적이 거의 없어요. '거의'에 들어가는 제품이 C.디올의 토탈 캡쳐 시리즈인데 이건 저녁에 한 번 바르고 다음날 아침에 말그대로 드라마틱한 경험을 하고선 오히려 겁을 먹고 - 에센스에 무슨 짓을 했길래! 그 뒤로 처박아뒀다가 유통기한이 지나서 버린 기억이 있어요. 그리고 르비브 크림. 이 크림은 가격이 비싸니만큼 그나마 1/3쯤 썼지만 쓸 때마다 찜찜해하다 - 크림에 무슨 짓을 했길래! 결국 방치 끝에 유통기한이 지나 버렸어요.
두 경험을 통해 제가 느낀 건, 저한테 국한되는 얘기일 수도 있지만 화장품이 효과가 너무 좋으면 화학적인 부분을 의심하게 되더라는 거지요. 그런 점에서 화장품 전성분 표기 시행령은 정말 환영할만한 조치였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할 베리 주연의 <캣 우먼>을 보면 다국적 화장품회사 CEO의 부인(샤론 스톤)과 치고 박는 액션이 나오는데, 이때 샤론 스톤의 피부가 강철처럼 단단해서 캣 우먼의 주먹에도 꿈쩍도 안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노화방지화장품의 최후인 거죠. 덧붙이면 전 이 영화의 주제를 페미니즘으로 이해했어요.
사실 화장품은 제조 특성상 그 화합물인 전성분-첨가물이 거기서 거기라 같은 성분을 좀 더 안정화시켰는가, 좀 더 고급추출물인가의 차이가 있긴 해도 효과 자체는 큰 차이가 없어요. 성분비와 배합의 차이에 따라 발림성이나 흡수력의 차이가 있기는 해도 어쨌든 분명한 사실은 그 제품이 그 제품이라는 건데, 알면서도 화장품에 지갑을 자꾸 여는 건 장업 마케팅이 그만큼 여성의 소비 심리를 제대로 꿰고 있다는 증거이겠지요. 그리고 전 늘 이 마케팅에 홀랑 넘어가 지갑을 여는 패배자고요.ㅠㅠ
블라블라 쓸데없이 수다가 길어졌는데, 본론으로 돌아가서, 이 제품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