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입에 들어설 때만 해도 '오, 주말인데도 한산하네' 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럴리가...
휴식은 언제나 여유롭고 평화롭다.
이날 이후 한번도 떠올리지 않았는데 사진을 보니 카메라가 담지 못한 여러 군상들이 기억난다.
눈길이 절로 가던 사람, 눈살을 찌푸리게 하던 사람, 미소 짓게 하던 다양한 사람들...
요즘 '자유'가 핫하던데 자유가 궁금하면 단상 마이크 앞이 아니라 시민공원에 가면 된다.
베이커리 카페인데 정말이지 사람들이 바글바글 많아서 사진을 더 못 찍은 게 아쉽다.
빵이랑 음료랑 샐러드 등등 다양하게 골라 야외 테이블에서 먹었는데 하물며 '먹은' 사진도 없다...헐랭...
하다못해 카페 이름은 찍었어야했는데ㅠㅠ (그러고보니 간판이 따로 없었나 싶기도 하고...)
원래 사진 찍는 것에 그닥 열의가 없다.
사진 찍는 게 재미도 있고, 피사체다 싶으면 조건반사처럼 꼬박꼬박 렌즈를 들이대기는 하는데 그 와중에도 '이게 의미가 있나' 하는, 근본 없는 염세주의가 발동하곤 한다. 특히나 폰카시대 도래 이후 포털 이미지에 검색만 하면 작품 같은 사진들이 쏟아지니 더더욱 '굳이 나까지 보탤 필요 있나' 싶고, 실체를 보고 즐기느라 사진 찍는 걸 깜박하기도 하고. 그래도 미래의 내게 보내는 적금이라고 생각하고 계속 찍긴 찍을 거다만.
공원에 어드벤처 기구가 없으면 앙꼬없는 찐빵이지.
울창한 나무 너머로 맨해튼을 상징하는 빌딩들을 보니 도쿄 신주쿠 중앙공원이 떠오른다.
공연도 있었는데 동영상을 찍을 걸 그랬다.
# notice_ 2019년 6월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
날씨가 좋아서 밀린 빨래도 하고 베란다 물청소도 하고 부지런히 움직이다보니 미뤄둔 사진에 생각이 미쳤다.
사진을 찍는 것도 게으르고 그 사진을 업뎃하는 것도 게으르고.
'요즘 넘쳐나는 게 사진인데'... 라는 나름 변명 기제도 있고.
그렇게 여차저차 하다 보니 뒤늦게 올리는 과거 사진들.
그리 오래전 일도 아닌 것 같은데 햇수를 꼽아보니 벌써 4년 전이다.
코로나 방역으로 인한 비대면 시대가 일상의 많은 걸 바꿀 거라는 여러 석학들의 예측이 있었는데 당시엔 상상이 잘 안 가던 그들의 얘기를 요즘 문득문득 떠올린다. 인간이 잠시 멈춰 선 동안 AI는 겁나게 진화했고 그 결과물을 우리 앞에 쏙쏙 내놓고 있다. AI를 앞세운 미래의 도래가 난 좀 무섭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