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더웠던 지난 8월에 엄마가 열흘 일정으로 두바이 여행을 다녀오심. 여행자의 숙명이랄까, 여행을 가면 꼭 뭐라도 선물 쇼핑을 하기 마련이므로 아예 품목을 콕 집어드렸다.
"혹시 스타벅스에 들르면 시티머그나 사다주세용!"
그리고 며칠 후 두바이에서 카톡으로 시티머그 사진이 들어왔다.
"이거 맞나?"
"넹, 그거 맞아요~"
그리하여 한 개만 사다달라고 했는데 "세 종류더라" 하시면서 세 개를 챙겨주심.
패키징 박스는 박스를 당겨서 벗겨도 되고 뚜껑만 위로 열어도 되는 구조.
YOU ARE HERE collection
여행을 많이 다니는 B가 시티머그를 보더니 이거 모으냐고, 왜 진작 말 안했느냐고.
모으지 않았으니 말 안했지. 그래서 나도 그동안 여행지에서 안 챙긴 거고. 근데 이제 모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기는 한다.
B가 2월에 세부에 가는데 네이처컬렉션이랑 시티머그랑 챙겨오라고 미리 찜했다.
내가 엄마한테 콕 집어 준 머그는 왼쪽 오렌지색이었는데 막상 실물을 보니 셋 다 예쁘다.
특히 가운데 'DUBAI'는 이미지보다 실물이 색감이 훨씬 예쁨.
"컵만 사려니 손이 여엉 허전해서, 마침 또 세일도 하길래" 라는 게 엄마의 이유.
국내에서도 살 수 있는데 굳이... 라는 입바른 소리는 물론 안 했다. 이럴 땐 무조건 '너무 예쁘다,마침 필요했다' 인사하는 게 효도하는 거다. 솔직히 엄마가 사주면 내 돈이 굳는 것이기도 하고.
짚업 후드는 옷장에 넘치지만ㅠㅠ 그래도 늦가을에 편하게 잘 걸치고 돌아다녔다. 엄마는 아니라고 하지만 사이즈 4(M)인데 거의 XL 느낌이라 입을 때마다 Men's인가 의심함. 0(XS)이면 정사이즈, 2(S)면 여유있게 입을 듯.
사실 후드 사진은 이 택 때문에 올렸는데 이쪽 지역 글씨는 봐도봐도 신기하다.
상형문자 같은 글자를 보니 예전에 옆자리에서 수업을 듣던 대만인 클라스메이트가 한자로 강의 필기를 하는 걸 넋 놓고 봤던 기억이 난다. 우리는 정말 세종대왕님께 늘 큰 절하는 심정으로 살아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