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 항공편으로 서울에 왔어요. 몇 년전과 비교하면 요금이 정말 많이 저렴해졌더군요. 여하튼...
이 과정에 저 개인에겐 평생 흑역사가 될만한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이륙 직전 정적이 흐르는 시간대였는데, 비상시 어쩌고 매뉴얼 낭독이 끝난 직후 휴대폰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리스트를 플레이했어요. 그리고 소리가 작길래 기내 압력 때문인가 싶어 볼륨을 더 높였구요. 옆에서 흘끗 보는 것 같기는 했지만 그러려니 했는데, 아마 이쯤에서 상황을 짐작하셨을 거예요.
네. 짐작하신 그 일이 벌어졌습니다.
19일 '김해 - 김포' 노선의 기내에서 혹시 지민이 노래를 들으신 분 있으신가요. 제가 범인이에요. 이어폰이 덜 꽂히는 바람에 아주 난감한 상황이 벌어졌어요. 30-40초 쯤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플레이 구간을 확인해보니 1분 가량이네요.
뭔가 잘못됐다는 걸 깨달은 건 휴대폰을 가방 포켓에 넣을 때였어요. 소리가 작아져서 이상하다 싶었고, 혹시나해서 귀에서 이어팁을 뺐더니 기내에 소리가 울리고 있더군요. 이후 생에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긴 몇 초가 지났어요. 당황하니 기계 조작은 맘대로 안되고 얼굴은 불 붙은 것처럼 열이 오르고... 그냥 연결 부위를 꾹 눌러 제대로 꽂으면 끝날 일인데 소리가 안 나게 해야 된다는 오직 그 생각만 머리를 지배한 거죠.
이런 일이 생길까봐 공공장소에서 이어폰을 사용할땐 사용 전에 먼저 꼭 확인하는데 이런 일이 벌어지네요. 지금도 그때를 떠올리면 얼굴이 화끈거려요.
명절 잘 보내셨나요.
날씨가 갑자기 포근해졌어요. 해도 엄청 길어지고. 새해 인사를 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일 년 중 두 번째 달이 중순을 훌쩍 지났어요. 새해 벽두에 했던 다짐을 한번 점검해봐야겠다 합니다.
주말 잘 보내시고 남은 2월도 건강하고 따뜻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