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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
- 지나가는 생각, 단편적 느낌, 잡고 싶은 찰나들
3554 bytes / 조회: 118 / 2024.01.05 13:32
야만의 시대


연초에 대한민국 정당사에 있어서는 안 될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다.

 

오전에 S, S어머니랑 근교 나들이를 갔는데 차안에서 꾸벅 졸다가 손에 쥐고 있던 텀블러가 기울어지면서 커피를 쏟았다. 아주 찰나였는데, 내가 조는 것도 몰랐던 짧은 한순간에, 말그대로 창졸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운전석에서 키득거리는 소리와 함께 "졸았나" 묻는 S와 S 어머니의 "에구 나무가 피곤했나 보네" 소리에 멍했던 정신을 차리고 앞을 보니 몇 모금 마시지도 않은 텀블러가 텅 비었다.

S가 "나중에 깨끗이 닦아라" 일침하고, S어머니가 "수건 줄까" 하시더니 뒷좌석에서 수건이 넘어왔다. 와중에도 이래서 졸음운전이 위험하다는 거구나 했다. 눈이 감기는 것도 몰랐는데 꾸벅 졸았다니, 그저 놀랍다.

S에게 텀블러 쏟은 거 어떻게 알았냐 물으니 "물 흐르는 소리가 주루룩 나던데' 했다. 글쿤... 그나마 아메리카노여서 다행이다. 

 

그리고 세 시간 쯤 지났을까. 

S어머니는 잠깐 자리를 비우시고 차 안에서 S는 폰 게임, 나는 책 읽으면서 각자 노닥거리는 중에 갑자기 S가 '이재명 다쳤다는데' 했다. 뭐? 왜? 어딜? 이때만 해도 가벼운 호기심천국이었다. 그런데 돌아오는 대답이 심상찮다. 칼. 목. 1cm. 그제서야 놀라서 전화기를 켰더니 끔찍한 내용이 커뮤게시판을 도배하고 있었다.  

 

생전 하지도 않던, 꾸벅 졸다가 커피를 쏟는 짓을 한다 했더니 이런 소식을 보려고 그랬나. 시간이 지나고 전말이 드러날수록 정말이지 이재명 대표에게 천운이 따랐다는 생각이 든다. 애초에 일어나서는 안 됐지만 이미 일은 발생했고 그렇다면 가능한 가장 최선의 방향으로 전개되는 것이 옳다.

 

그동안 안 좋은 소식들이 너무 많아서 놀란 마음이 여전히 가라앉지 않는다.

더는 나쁜 소식 없길 바라고 부디 이재명 대표에게 신이 함께 하길...

 

 

 

(+)

내 주변인들 M,S 등 대부분은 T형인지라 눈치 보느라고 건조하게 썼는데 사건 발생 후 기다렸다는 듯이 전방위로 쏟아져나오는 벌레들 오물 땜에 속이 뒤집어진다는 게 이런 거구나 했다. 이재명 대표는 꼭 살아남으시길. 꼭 살아남아서 대통령 하시길. 이젠 오기가 생긴다. 이재명이 하는 정치 꼭 봐야겠다.

 

(++)사흘이 지났다.

부산 병원이니 서울 병원이니, 헬기 특혜니, 나무젓가락이니 자작극이니...

그러지들 말아라.

사람이 죽고 사는 일이다.

생명을 두고 그러는 거 아니다.

인간답지는 못할 망정 짐승은 되지 말아야지.

100년도 안 되는 수명을 살면서 자기 존재의 최소한의 가치는 지키고 살아야지 않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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