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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가는 생각, 단편적 느낌, 잡고 싶은 찰나들
3974 bytes / 조회: 43 / 2024.03.18 11:53
그리스 비극 서사 (feat.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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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시민참여투표인단으로 미리 등록했고 오늘 오전에 투표를 마쳤다.

조국혁신당의 당 컬러는 신뢰와 안정감을 의미하는 트루블루라고 한다.

 

 

조국 전장관이 신당 창당 선언을 했을 때...

S에게 '조국이 신당 창당한다더라' 넌지시 언급했다. 며칠에 걸쳐 넌지시 세 번인가 언급했다. 

'S야 조국이 신당 창당한대'

 

조국 전장관이 '조국혁신당'을 창당했을 때...

S에게 'S야 조국당에 가입할 생각 없어?' 하니 '응' 한다. 잘못 들었나. 

'당원 가입한다고?' 

'응'

'진짜?'

'응'

 

3월 10일. 당원으로 당에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당원 가입 마지막 날.

S야 오늘 자정 전까지 당원 가입해야 당원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데?

그리고 S는 조국혁신당 당원이 되었다.

 


친한 사이라도 정치 얘기는 어렵다. 대개 생활(=생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하물며 정당 가입이야 말해 뭐하겠나.

예전에도 썼던 것 같은데 내 주변인 대다수는 문통 재임 5년을 평가할 때 딱 하나 조국 전법무부장관 관련해서는 일관되게 비판적이다. 나는 내부의 사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쪽인데 현실적으로 확인할 수 없는 내부 사정이 무슨 설득력이 있겠나. 여담이지만 주변인들 태도가 이렇다 보니 평산책방은 아직도 못 가봤다.

 

 

오전에 뉴스공장에 유시민 작가가 출연해서 공장장과 조국의 출사에 대하여 이런 저런 얘기를 했는데 당장 선거가 코앞이라 깊게 들어가지 않는 분위기였다. 늘 그렇듯 행간은 시청자가 알아서 읽으면 되는 거고. 

조국 전장관의 신당 창당 과정을 보면서 나는 조지 오웰의 <1984>를 생각했다.

('1984' 스포있음)

빅브라더는 감시카메라로 시민을 감시하는데 그 엄혹한 감시카메라가 미치지 않는 사각지대가 있다. 시민들은 사각지대에서 금지된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사실 사각지대라고 믿었던 그 좁은 구석마저도 빅브라더의 눈 아래에 있지만 중요한 건 시민들은 그 사실을 모른다는 거다. 사각지대란 그런 의미다. 최소한의 숨을 쉴 수 있는 숨구멍. 빅브라더는 시민의 상상보다 더 영악한 독재자였던 것이다.

윤석열 지휘 아래 정치검찰은 말하자면 조국 전장관에게서 사각지대를 빼앗았다. 한마디로 숨구멍을 막은 거다. 이는 자신의 권력이 무소불위 영원할 거라고 믿은 자들만이 벌일 수 있는 짓이다. 

나는 인과응보 사필귀정을 믿는 사람이다. 죄 지은 인간이 벌을 받는 인세의 시스템은 믿지 않지만 인(因)과 과(果)의 숙명은 믿는다. 유시민 작가가 부연 내용 없이 '조국의 지난 5년을 보면 그리스 비극의 요소가 있다'고 언급했는데 '그리스 비극'은 결국 인과 과의 숙명 아래 놓인 인간들에게 일어난 비극의 서사시다. 

 

최근 몇 년 새 이 땅에 벌어지고 있는 이 모든 일도 결국은 진보하는 역사의 한 줄기이지 않겠는가, 그렇게 생각하며 위안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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